이종찬 안양지역범죄피해자지원센터 사무처장 "당신의 웃는 내일을 위하여"
[김용현이만난사람] 안양검찰청 1층 안양범피사무실에는 '공유회랑'이란 이름이 붙어 있다. 범죄피해자와 공감하며 치유와 회복을 돕는 행랑이란 뜻이다. 하루아침에 사고를 당해 풍비박산이 난 사람에게 일상회복이란 말은 꿈같은 얘기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소중한 일이란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종찬 (사)안양지역범죄피해자지원센터 사무처장은 2018년 범죄피해자지원전문가 인증을 받았다. 법무부에서 수 년에 걸쳐 양성하고 형사정책연구원과 함께 인증하는 자격을 갖추려면 3년 100시간의 교육을 받아야 하고 정책제안를 내야 하기에 도전하기에도 쉽지 않은 자격증이다. 범죄피해자지원업무가 시작된 이래 지난 15년 동안 센터종사자들과 봉사자들을 대상으로 해 1기로 60여 명 만이 인증을 받았다.

범죄피해자지원전문가란 어떤 사람일까요?

- 뜻하지 않게 범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무엇이 필요할까요? 또 국가가 이들에게 해줄수 있는 최선은 어디까지일까요? 의료지원, 경제적지원 말고도 끝이 없지요. 심리적인 상처를 치료하는 심리치료지원, 사건수습을 돕는 법률지원 등 할 일이 많습니다. 피해자지원은 헌법이 보장하는 인권입니다. 피해자가 사고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피해자를 만나는 순간부터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어떤 서비스가 필요한지 판단하고 지원하는 사람입니다. 아직 갈 길이 먼 우리나라 피해자지원제도의 정비와 시스템 구축 그리고 지원네트워크 구축하는 것도 지원전문가가 해야 할 입니다.
범죄피해자 지원네트워크는 무엇?

- 사고가 나면 경찰, 소방서, 검찰, 자치단체 등이 한꺼번에 들이닥쳐서 피해자를 어리둥절하게 하지요. 성폭력,가정폭력,아동범죄 같은 경우에는 관련 정부 부처에서까지 연관이 되구요. 하지만 초기접촉단계에서 허둥 댄다고 해서 일이 해결되지는 않아요. 예를들면 지자체가 긴급생계비 지원을 한다해도 경찰이 사건사실확인원을 발급해야 한다든가 검찰의 공소장, 법원의 판결문 등을 제출해야 하는 절차가 필요하지요. 또 관공서라는데가 정해진 틀을 벗어나는 융통성을 보이지도 않는 곳이잖아요. 이럴때 피해자 입장에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단계별로 해야 할 일을 할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관계기관 공무원들에게 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역할을 제대로 인식하도록 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이 처장은 안양법사랑위원을 지내면서 지역사회에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2003년 김천,구미에 처음 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생기고 2005년 수원에 이어 2009년 안양지청이 개청하면서 안양센터를 만들고 운영하는 일에 헌신해왔다.

- 처음엔 헌법을 다시 읽는 일부터 시작했어요. 시간이 갈수록 이 일이 큰 무게를 가진 일이라는 생각으로 삽니다. 인생은 때로 뜻하지 않은 곳으로 데려다 놓기도 하지요. 피해자들도 뜻하지 않게 일을 당하는 거잖아요. 피하고는 싶지만 누구나 피해자가 될수 있어요. 그래도 센터가 있어서 다시 웃음을 되찾게 된다면 저희로서는 큰 보람이지요.
아직 할 일이 많단다. 형사사건의 경우 사건의 진행과정을 알려주고 지원하는 정도지만 법정에 가면 아직 피해자인권보호에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가해자는 반성문을 써서 재판부에 의견을 낼수 있지만 어느 판사도 피해자의 심정을 물어봐 주지는 않는다고.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일에 종사하는 이들에 대한 처우개선도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베드로성당을 만들 때 설계자 미켈란젤로가 석공에게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었단다. 한 사람은 돌을 쌓고 있다고 답했고 다른 한 사람은 '하느님께 드리는 아름다운 성당을 만들고 있다'고 답했단다. 이종찬 처장은 피해자인권지킴이라는 성직을 기쁘게 맡아하고 있다.


Posted by alli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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