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득치 백산철강 대표

가정이 어려워 대학에 합격하고도 다닐 수가 없어서 군대에 입대했다. 제대하고 돌아와 보니 집안은 더 기울어 있었다. 진학을 포기하고 공무원시험을 봐서 지금의 은평구청에 근무할 무렵. 전두환 장군이 정권을 잡으면서 정풍운동을 하면서 공무원들을 강제로 쳐내던 시절이 돼었다. 모시던 과장께서 후진을 위해 정년을 1년 앞두고 용퇴하셨는데 하루아침에 끈 떨어진 연처럼 처량한 모습이 되는 것을 보면서 공무원 사회에 장래가 없다고 판단했다. 전직을 고민하던 차에 선배가 철강업에 투신해 보라는 권유를 해 주었고 1979년 창업한 이래 내년 9월이면 20년이 된다.

철강업은 남자가 도전해 볼만한 일이다. 제철소에서 철판을 받아 전국의 대리점으로 공급해 주는 나의 일은 우리나라 성장과 함께 해 왔다. 사업을 하면서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항상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러나 그 사람을 얻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내가 먼저 손을 내밀고 베풀어야만 상대도 나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최근들어 각종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철강재 가격도 많이 올랐다고 아우성이다. 사실 공급하는 입장에서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나는 그런 가격의 오르내림 보다는 우리가 가진 자원을 너무 낭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는다. 모든 일에는 끝이 있다. 중국이, 중동국가들이 철강 소비국으로 떠오르면서 세계의 자원을 모두 빨아들이고 있다. 자원이라는 것은 한정된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우리 후손들과 나누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지금의 무한정 소비는 우리와 우리 후손에게 재앙이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젊다고 정력을 자랑하며 마구 소진하다가는 언젠가 고갈되기 마련이다. 하루하루 적당하게 절제할 줄 알아야 한다. 지금의 자원 소비는 가히 재앙수준이다.


Posted by alli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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