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진자들의 집’ 대표 최창남 목사 “사람 중심의 복지사업 중요”

청소년문화쉼터 달팽이·집수리봉사단·너울터 문화학교 등 추진

시민운동가·작곡가·아동문학가로 전국적 인물 ‘살림·버림’의 철학

“인간의 모든 것은 외부로부터 온 것이며, 모든 인간은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빚진 인간들이 세상과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안양지역에서 10여년간 문화복지사업 등을 꾸준히 펼쳐온 빚진자들의집 대표 최창남 목사(빛된교회·50)는 최근 어느 때보다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건립을 추진한 ‘청소년문화쉼터 달팽이’를 지난해 9월 개소해 현재 공부방과 남학생쉼터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결식아동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만나밥집과 독거노인 20여가정에 쌀·부식을 전달하고 사랑의전화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지난 12일에는 귀인중학교와 함께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2백여명이 참여하는 ‘달팽이 자원봉사단’을 결성, 6월부터 독거노인·소년소녀가장을 대상으로 집수리봉사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매년 자체 추진해 왔던 각종 문화프로그램을 문화관광부 경기도 안양시의 후원으로 ‘너울터 문화학교’로 통합, 오는 28일 안양전진상복지관에서 입학식을 갖는다.

최 목사는 “사회복지는 정책방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중심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당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정책을 이유로 외면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모든 사업의 핵심은 살리는 것입니다. 뿌리는 하나지만 꽃은 만 가지일 수 있습니다.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다음이 마음의 가난함을 지켜가는 것입니다. 쓸데없는 탐심을 버리는 것, 배는 강을 건널 때만 필요합니다. 빚진자들이 빚을 갚아야 하는 의미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러한 최 목사의 ‘살림과 버림’의 철학은 그의 인생과 연결되어 있다. 초등학교 1학년때까지 소사(지금의 부천)에서 미군부대 쓰레기통과 개울 주변의 상자에 죽거나 버려진 양색시의 아기들에 대한 아픈 기억들을 갖고 자란 그는 신학교에 다니던 20대 시절 서울 용산의 재건대(넝마주의)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 글자도 모르고 호적도 없이 툭하면 범죄자로 몰리던 그들과 일하고 같이 먹고 자면서 그는 예수처럼, 사람답게, 가난한 사람들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재건대 사람들의 송별파티를 받으며 입대한 3년간 그는 10·26과 12·12, 삼청교육대, 광주민중항쟁 등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그냥 군인이었다.

군제대 후에는 신학교에 복학해 술집에서 피아노 치는 아르바이트와 서울역앞 집창촌에서의 봉사활동으로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을 보았고, 동일방직 원풍모방 콘트롤데이타 노조 탄압사태를 지켜보다가 지난 83년 시흥2동 산동네에 새봄교회를 개척한 것을 시작으로 지방의 도시를 돌며 교회를 설립하고 빈민구제와 노동운동에 참여했다.

그 당시 그는 대공과 형사들을 피해 다니면서 ‘김용수’라는 예명으로 대표적인 민중가요인 “저 놀부 두 손에 떡들고”, “노동의 새벽”(박노해 시) 등과 문익환 목사가 옥중 작사한 “고마운 사랑아” 등의 노래들을 만든 전국적인 인물이다. 최근에는 습작과정에서 단행본으로 출간한 동화책 ‘개똥이 이야기’ 중 일부가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에 실려 동화작가로도 유명해 졌다.

안양에는 지난 86년 자칭 ‘영혼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여성’ 부인 송용미(45)씨와 결혼하면서 정착, 안양민요연구회 안양독서회 우리그림 안양문화예술운동연합 등 지역문화운동과 노동·시민운동에 참여했다.

지난 92년 안양6동에 빛된교회와 빚진자들의집을 설립해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050520 안양시민신문)

2006년 6월 미국으로 유학

Posted by alli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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