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가 네 고민 들어줄게 말해봐'

피해자의 멘토가 된 조정숙 안양범죄피해자지원센터 사법보좌위원

3월 26일 수원지검 안양지청(지청장 이현철)과 사단법인 안양지역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사장 문승현)는 조정숙 사법보좌위원에게 범죄피해자 김모 양의 멘토가 되어달라는 당부와 인증서를 전했다.

조 위원에게 이 일은 처음이 아니다. 이미 경기도가 추천한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고 민주평통의 부탁으로 새터민 고교생 몇 사람을 후원하고 있다.

고교생 때 만난 한 아이는 대학 2년생으로 자랐고 자기들이 알바를 해서 이모에게 밥을 사겠다고 찾아오곤 한다.
제약회사 회계부서에서 오래 일하다 은퇴한 조 위원은 주변에서 도와달라는 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봉사에 나섰다가 어느새 멘토가 되어주는 일에 깊이 빠져들게 됐다.

아들이 셋이다. 막내가 27세로 직장에 다니고 있다. 

"내 자식들과 똑 같이 대해요. 다를게 없어요. 그저 시간을 내서 만나서 아이쇼핑을 같이 다니다가 티셔츠를 맘에 들어하면 제가 하나 사주고 그러면 아이가 밥값을 내고....같이 먹고 고민을 들어주는게 제 일이예요"

"한 아이는 밝고 적극적이어서 운전면허를 따고 싶어서 돈을 모으고 있다길래 기특해서 이모가 먼저 등록해줄게 했어요.그 정도예요"라고 애써 생색내려 하지 않는다.

"이번에 안양범피에서 멘티가 된 아이는 야무져요. 한식조리자격증을 따겠다고 의욕을 보여요. 자기가 일하는 식당주인이 손님이 들어 오시는데도 핸드폰을 쳐다보고 있길래 그러면 안된다고 지적하며 말할 정도예요. 그런 아이들이 뜻하지 않은 범죄로 피해자가 되서 위축되고 웃음을 잃어버리지 않게 도와주는 일은 제게 오히려 보람이예요"라고 웃는다.
조 위원에게는 돈으로만 돕는 일이라면 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원칙이 있다.

"저소득청소년에게 컴퓨터를 사주는 일을 해봤어요. 나중에는 어떤 프로그램을 깔아주지 않았다고 요구하더라구요. 지원하는 일이 독이 되서는 안되요. 마중물이 되야지요"

그러면서도 조 위원은 청소년기에 충분하게 사랑을 받는 아이로 자라게 하는 것이 사회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가해자도 어떤 의미에서는 피해자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학교폭력에 변호사가 개입하는게 일반화 됐어요. 가해학생은 돈으로 보상해서 합의했다고 생각해버리죠. 피해학생과 다시 화해하지 못하게 돼요. 이게 더 큰 문제가 될 거예요"

우리 교육과 우리사는 사회에 대한 성찰이 엿보였다.

안양범피 이종찬 사무처장은 "조 위원께 멘토가 되어달라 부탁드리면서 2년 이라는 기간을 두었습니다. 혹시라도 의지력을 키울 기회를 놓치게 하면 안된다는 생각에서였죠. 센터에서도 일상적인 법률지원,심리지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건강하게 사회인으로 성장해 나가는 성공사례를 만들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긴 일이라 기대가 큽니다. 조 위원께서 흔쾌히 받아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조정숙 위원은 2020년 12월 법무부 장관 표창을 받는다. 범죄피해자지원 유공으로 

Posted by alli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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