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청앞 해화성 대표 이봉기씨 40년 중국요리점 운영

밀가루가 오르는 바람에 동네 자장면이 4천원으로 올랐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니 꽤 크게 한다는 중국음식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거나 경영들이 어렵단다. 중국집 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안양에서 마당발 공인중개사 이상일씨에게 소개를 부탁했더니 40여년을 중화요리에 매달려온 이봉기 해화성 사장을 소개해 주었다.

-언제부터 자장면을 만드셨어요?

1969년 명동성당 앞에서 화교 곡씨가 운영하는 중국집에서 일을 배웠어요. 추석, 설날만 쉬고 쉬는 날도 없이 월급도 제대로 못받고 3년이 넘어서야 사람대접을 받을 정도로 당시에는 힘들었어요. 3년이 지나자 저를 신뢰한 곡씨가 장사를 가르쳐 주셨지요. 가스통에 돈 들어갈 구멍만 뚫어 놓고는 버는 대로 넣기만 해라. 꺼낼 수 없으니까 자연히 돈이 모인다. 하루에 신문에 나는 한자(漢字) 한 글자씩 배워라. 그래서 밀가루 포대 뒤에 한 글자씩 따라 쓰면서 사자소학, 맹자, 중용을 뗐지요. 덕분에 지금도 한자는 웬만큼 합니다.

그리고는 79년부터 중앙대학교 앞에 안동장이라는 가게를 냈지요. 당시 중앙대를 다닌 사람들에게는 안동장이 꽤 유명했어요. 장사가 잘되는 날에는 하루에 밀가루 9포대를 쓰기도 할 정도였지요. 나중에는 마을버스 회사까지 인수해서 운영하기도 했지요. 그러다가 안양에 내려와서 만안구청 앞에 아리산을 했어요. 그때 만안로가 안양의 중심이 그곳이어서 잘됐어요. 그러다가 시청이 이곳으로 옮겨온 이후에는 상권이 주저앉아 버렸죠. 남에게 아리산을 넘겨주고는 은퇴하려 했어요. 몇 번을 고민하다 2007년 4월 평촌 최고의 자리라는 아크로타워가 입주를 하길래 다시 도전해 보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중국집은 가족기업이라야 한다.

-서울 하림각, 과천 수산궁, 안양 희래원, 동천홍 군포 아성원 등 유명하다는 중국음식점들의 내력과 대표들의 이력을 줄줄이 꿸 정도로 중화요리계에서는 내노라는 산 증인이다. 그런 이사장에게 요즘 업계에 대해서 물어 보았다.

중국집은 철저하게 가족기업이라야 해요.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몸으로 버티기 위해서는 체력이 뒷받침이 되야 하구요. 무엇보다도 주인이 요리를 알아야 성공할 수 있어요. 맛을 유지하고 단골 손님들의 특성을 기억하고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주인이 주방을 알아야 해요. 남에게만 맡겨서는 절대 오래 못가요. 예를 들어 겨울에 손님들이 즐겨 찾으시는 부추잡채의 경우 4월이면 풋내가 나서 맛이 겨울만 못해요. 거기에 맞춰서 양념하고 조리하는 기술이 있어야 항상 같은 맛을 낼 수 있지요.

또 우리나라에서 중국요리는 가을,겨울 장사라고 봐야 해요. 이런 점들을 자연스럽게 몸에 체득해야 하지요.

Posted by alli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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